"6억에 산 상가가 6000만원?" 유령상가로 변한 배곧신도시의 비극


최근 경기도 시흥시 배곧신도시에서 상가 경매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며, 부동산 시장이 큰 충격을 받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억대가 넘는 가격으로 매매됐던 상가들이 이제는 감정가의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며 '유령 상가'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무엇 때문이며, 앞으로의 전망은 어떻게 될지 깊이 살펴본다.

배곧신도시, 왜 이렇게 몰락했나?

최근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 따르면, 배곧신도시의 한 근린상가가 원래 감정가 6억3700만원에서 무려 90% 이상 폭락한 6250만원에 낙찰됐다. 2018년에 준공된 이 상가는 당초 오피스텔 675실의 배후수요를 고려할 때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으나, 지속적인 유찰 끝에 처참한 수준으로 가격이 떨어졌다.

이러한 상가 몰락의 배경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존재한다. 첫 번째로는 배곧신도시의 개발 지연이다. 서울대학교 캠퍼스 유치와 시흥배곧서울대병원 건설 등 지역 개발 기대가 컸지만, 이들 프로젝트의 진행이 크게 늦어지면서 상권 활성화에 실패한 것이다. 두 번째는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변화한 소비자들의 쇼핑 패턴이다. 온라인 쇼핑과 대형마트 중심으로 소비가 재편되면서 지역 상가의 경쟁력은 급격히 약화되었다.

경매시장으로 나타난 배곧신도시 상가의 현실

특히 이번에 6250만원에 낙찰된 상가는 2019년 초 원소유자가 6억500만원에 매입했던 곳으로, 당시에는 미래가치가 상당히 높게 평가되었다. 그러나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공실로 유지되다가, 결국 2022년에 경매에 넘겨졌다. 이후에도 임차인이 나타나지 않아 최저 매각가격이 계속 하락한 끝에 감정가의 9.8% 수준에서 겨우 낙찰자를 찾은 것이다.

이와 같은 사례가 배곧신도시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이미 경매로 나온 상가 중 감정가의 절반 이하로 가격이 내려간 상가만 50곳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심지어 중심 상권 내 상가들도 최저 매각가격이 감정가의 25%까지 떨어졌으나, 낙찰자가 나타나지 않아 유찰을 반복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경고하는 배곧신도시 상가 투자 리스크

지역 부동산 전문가들은 배곧신도시의 상황이 쉽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연세대 고준석 주임교수는 "배곧처럼 중소형 아파트가 많은 신도시는 맞벌이 부부가 많고, 이들은 주로 온라인 쇼핑이나 대형마트를 이용한다"며 "따라서 저렴한 가격에 상가를 낙찰받더라도 실제 임차인을 구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분석했다.

고 교수는 이어 "상권 침체가 심각한 지역은 경매 가격이 감정가의 10% 수준까지 떨어지는 경우도 흔하다"며 "경매에 참여하기 전 반드시 낙찰 이후 수익성 확보 가능성을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령상가로 전락한 배곧신도시, 탈출구는?

배곧신도시 상권 침체는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소비자 패턴 변화와 지역 개발 지연이 맞물려 생긴 구조적 문제로 풀이된다. 앞으로 지역 부동산 시장의 회복을 위해서는 개발 사업의 신속한 진행과 함께,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결국 배곧신도시 상가 투자자들은 신중한 투자 판단이 필수적이며, 장기적인 시장 환경 변화에 대비하는 전략을 세워야 할 시점이다.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한국 사회의 젠더 갈등,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나?

국내 기업들, 휴머노이드 로봇 시대를 준비하다

유럽의 ‘안전보장군’ 우크라이나 파견 구상, 현실적 대안인가 갈등의 불씨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