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길을 잃는 진짜 이유는?

 


외국인 관광객 막는 '한국형 디지털 장벽', 이제는 해결할 때

요즘 K-POP과 K-드라마 등 한류 문화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급증하고 있다. 그만큼 한국이 글로벌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외국인들이 한국을 방문하면서 뜻밖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바로 한국에서만 유독 심한 '디지털 장벽' 때문이다.

이른바 '한국형 디지털 장벽'은 해외에서 흔히 쓰이는 구글맵 등 글로벌 앱의 이용 제한, 외국인 신용카드 결제 거부 등으로 인한 외국인 관광객의 불편함을 뜻한다. 해외에서 자유롭게 쓰던 서비스가 한국에 오자마자 막히거나 제한되니, 외국인 관광객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외국인 관광객이 겪는 한국의 디지털 장벽, 구체적으로 뭐가 문제일까?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여행 중 예상치 못한 장애물을 만나곤 한다. 그 중 대표적인 것 몇 가지를 살펴보자.

첫 번째는 구글맵 등 글로벌 지도 서비스의 길찾기 제한이다.
한국 정부가 안보상의 이유로 구글에 정밀 지리정보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외국에서 널리 쓰이는 구글맵의 정확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특히 대중교통 환승이나 도보 길찾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에서 원하는 목적지까지 가기 위해 여러 번 길을 헤매야 하는 이유다.

두 번째는 결제 수단의 제한성이다.
해외에서 흔히 쓰는 비자나 마스터카드 등 글로벌 신용카드가 국내 일부 매장이나 온라인 앱에서는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결제 단계에서 막히는 경우가 많아 외국인들은 관광지나 식당에서도 현금을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겪는다.

세 번째는 국내 앱 사용의 어려움이다.
한국은 배달이나 택시 호출 등 생활 편의 앱이 매우 발달했지만, 이 앱 대부분이 국내 번호 인증이나 국내 은행 계좌를 요구한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인증 절차에서부터 막히기 때문에, 한국의 뛰어난 디지털 서비스를 제대로 체험하지 못하고 있다.

디지털 장벽, 관광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한국형 디지털 장벽은 단순히 관광객 개인의 불편함에 그치지 않고 관광 산업 전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첫째, 한국 관광에 대한 불만 증가다.
아무리 관광지가 아름답고 음식이 맛있다고 해도, 여행 과정이 불편하면 결국 부정적인 경험으로 남는다. 특히나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외국인 관광객들은 불편한 디지털 경험을 겪으면 다시 한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

둘째, 관광 경쟁력 약화다.
이웃 일본이나 싱가포르, 홍콩 같은 아시아의 주요 관광지들은 글로벌 앱과 결제 수단에 대해 개방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반면 한국만 여전히 폐쇄적인 태도를 유지한다면, 장기적으로 관광객 유치 경쟁에서 뒤처질 위험도 있다.

마지막으로는 관광 수익 감소다.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에서 편하게 소비할 수 없으면 관광 수익도 기대만큼 늘지 않는다. 외국인이 현금 대신 카드 사용이 더 쉽고 편했다면 자연스럽게 소비가 증가하고, 이는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형 디지털 장벽을 낮추기 위한 현실적인 해결책

그렇다면 한국이 이 디지털 장벽을 낮추고, 더 많은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첫째, 글로벌 서비스와의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
한국 정부가 안보상 우려를 고려하더라도, 최소한의 도보나 대중교통 안내는 글로벌 서비스에 개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외국인 관광객의 편의성을 높이는 방안을 찾는 것이 시급하다.

둘째, 결제 시스템의 글로벌화다.
국내 온라인 결제 시스템이나 무인 결제기기에서도 글로벌 카드가 쉽게 결제될 수 있도록 표준화 작업이 필요하다. 신용카드뿐 아니라 애플페이, 구글페이 등 글로벌 결제 서비스의 국내 도입도 더욱 활발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

셋째, 외국인 전용 편의 앱 개발과 인증 절차 간소화다.
외국인이 국내 번호 없이도 편하게 앱을 이용할 수 있도록 인증 절차를 간소화하거나, 외국인 전용 관광 앱을 적극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특히 택시나 배달 서비스 등 관광객들이 주로 이용할 수 있는 앱의 외국인 접근성을 높이면 관광객들의 만족도가 크게 상승할 수 있다.

한국 관광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꼭 해결해야 할 숙제

K-문화의 확산과 더불어 많은 외국인이 한국을 찾고 있지만, 디지털 환경에서 오는 불편함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 문제를 더 방치한다면 한국 관광의 경쟁력은 점점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 관광의 질적 성장을 위해서는 이제 디지털 장벽을 적극적으로 허물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편리하게 여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편리한 디지털 환경은 한국 관광을 위한 가장 중요한 기반 중 하나다.

이제 정부와 관련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외국인 관광객의 디지털 접근성을 높이고, 한국 관광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시작할 때다. 한국을 찾는 모든 외국인 관광객이 불편함 없이 한국의 매력을 제대로 누릴 수 있도록, 하루빨리 디지털 장벽을 걷어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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