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안전보장군’ 우크라이나 파견 구상, 현실적 대안인가 갈등의 불씨인가?
최근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종전 이후 파견할 병력의 성격과 역할을 고민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병력 파견을 논의 중이다. 기존의 ‘평화유지군’(peacekeeper) 대신 ‘안전보장군’(reassurance force)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 결정이 나온 배경과 그 의미, 그리고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안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왜 ‘평화유지군’ 아닌 ‘안전보장군’인가?
유럽의 30여 개국 군사 대표들은 최근 영국 런던 교외 노스우드 군기지에서 우크라이나에 파견할 병력의 형태와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 이들은 기존의 평화유지군 명칭을 피하고 ‘안전보장군’이라는 표현을 선택해 러시아의 강력한 반대를 우회하고자 한다. 러시아는 유럽 국가들이 평화유지군 형태로 우크라이나에 개입하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배경으로 ‘안전보장군’이라는 이름 아래 파견될 병력은 평화를 강제하거나 휴전을 감시하지 않으며, 전선이 아닌 도시, 항구, 주요 시설 등의 보호를 목적으로 활동할 계획이다. 또한, 러시아와의 직접적인 군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는 활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유럽 병력 파견의 실효성과 한계는?
유럽이 추진하는 ‘안전보장군’은 약 2만 명 규모로 구성될 예정이며, 주로 우크라이나가 자체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영공 보호와 흑해에서의 통상 보호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영공에서의 방위 능력 강화와 흑해에서 해로 안전 보장 등 군사적으로 민감한 문제들이 주요 논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 병력이 실제로 우크라이나 내 안보 상황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러시아가 여전히 군사적으로 강력히 반대하고 있고, 미국이 공중 및 위성정보 제공과 같은 군사적 지원을 명확히 하지 않는 상황에서 병력 운용의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와의 갈등 가능성, 어떻게 풀어야 하나?
러시아는 유럽 국가들의 병력 파견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이 전쟁 당사자로 간주되는 상황에서 병력을 파견하면 어떠한 휴전 협상도 없을 것이라는 경고를 내놓았다. 이는 병력 파견이 오히려 긴장을 고조시키고, 평화 정착을 더욱 어렵게 만들 가능성을 시사한다.
유럽 국가들의 입장에서도 이 점은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실제로 유럽 측은 이 병력을 ‘평화유지군’으로 표현하는 것 자체를 피하고 있으며, 러시아와의 직접적인 충돌을 최대한 회피하고자 하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내비치고 있다.
향후 우크라이나 사태와 유럽 안보의 관건은?
유럽 국가들의 병력 파견 결정은 우크라이나의 안보뿐 아니라 유럽의 안보 전략에도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러시아의 반발과 미국의 불확실한 지원 입장 등 복잡한 지정학적 상황 속에서, 유럽이 이번 병력 파견을 통해 실제 안보 상황 개선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결국 이번 ‘안전보장군’ 파견 계획이 현실적 대안이 될지, 아니면 새로운 갈등의 불씨가 될지는 앞으로 유럽 국가들과 러시아, 그리고 미국의 대응 방식에 달려있다. 국제사회는 신중한 전략과 명확한 목표 설정으로 이번 우크라이나 병력 파견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