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평균 22.7개월 쉬며 느끼는 미래 불안감의 실체
최근 주변을 둘러보면 '쉬고 있는' 청년들이 생각보다 많이 보인다. 구직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거나, 학교를 졸업한 후 취업 준비 과정에서 길어지는 공백 기간 때문에 흔히 ‘쉬었음’ 상태로 불린다. 이 문제가 단순히 개인의 게으름이나 무기력으로만 치부될 수 없는 이유는, 최근 발표된 통계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청년들이 평균적으로 쉬고 있는 기간이 무려 22.7개월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는 거의 2년 가까운 기간 동안 경제활동에서 벗어나 있는 상태라는 뜻이다. 단순히 수치만 봐도 충격적이지만, 이들이 쉬고 싶어서 쉬는 것이 아니라 ‘원하지 않는’ 장기적인 경제활동 공백 상태에 놓였다는 점에서 사회적 문제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청년들이 왜 쉬게 되었을까?
최근 취업 시장은 매우 까다로워졌다. 대기업, 공기업 등 안정적이고 선호도가 높은 직장의 문은 점점 좁아지고 있으며,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그 결과, 많은 청년들은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졸업 이후 장기간 준비를 하거나 반복적인 재도전을 하게 된다.
특히, 청년층이 원하는 대기업이나 공기업 채용 규모가 줄어들면서 경쟁률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채용 시험은 해마다 경쟁률이 치솟고 있으며, 자격증이나 스펙을 쌓기 위한 시간도 길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쉬었음’ 기간이 길어지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쉬었음’ 상태에 놓인 청년들이 단순히 경제활동만 멈춘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과 미래에 대한 희망마저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조사에서도 쉬었음 상태의 청년 중 77%가 ‘미래에 대한 불안’을 느낀다고 밝혔다.
길어진 공백기가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들
청년층이 길어지는 취업 준비 기간 동안 겪는 가장 큰 문제는 경제적 손실뿐 아니라 심리적인 스트레스와 사회적 소외감이다.
첫 번째, 경제적 부담의 증가다.
장기간 소득이 없으니 부모님께 의존하거나,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유지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이는 곧 사회적 자립을 지연시키고, 청년층의 경제적 독립을 어렵게 한다.
두 번째로는 심리적인 문제다.
공백 기간이 길어질수록 스스로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높아지고, 자신감 하락, 우울증, 사회적 위축 등의 정신적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2030 세대의 우울감이나 불안 장애가 증가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마지막으로는 사회적 비용의 증가다.
청년층의 경제활동 참여 지연은 곧 국가 전체의 노동력 감소와 생산성 저하로 연결된다. 청년 세대의 경제적 기반이 약화되면 결국 국가 경제 전체의 활력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청년 공백기 문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이러한 상황에서 청년층의 ‘쉬었음’ 기간을 줄이고 사회적 자립을 돕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첫째, 청년 취업 지원 정책의 현실화가 시급하다.
단순히 인턴 기회를 주거나 단기 일자리를 제공하는 임시방편이 아니라, 실제 청년들의 니즈에 맞는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창출하는 정책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의 고용 지원을 강화하고, 청년들이 일하고 싶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실질적인 투자와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둘째, 직무 중심 채용 확대가 필요하다.
기업이 여전히 ‘스펙 중심’의 채용 방식을 고수하면서 청년들은 끝없는 스펙 경쟁에 빠져 있다. 기업이 직무 능력 중심의 채용 방식을 정착시킨다면 청년들은 더 이상 불필요한 스펙을 쌓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빠르게 취업 시장에 뛰어들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정신건강 지원 서비스 강화다.
경제 활동을 쉬면서 불안감을 느끼는 청년들이 상담이나 심리적 지원을 쉽게 받을 수 있도록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청년층의 ‘쉬었음’ 기간이 평균 22.7개월이라는 사실은 결코 가볍게 넘어갈 수 없는 현실이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취업 준비 과정이나 게으름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고민해야 할 구조적이고 심각한 문제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미래의 핵심 노동력인 청년층이 자신감을 잃고 불안감 속에 방치된다면 결국 국가 전체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제는 ‘청년 개인’에게 책임을 돌리기보다는 사회와 정부가 함께 책임지고 청년들이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현실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청년층이 희망과 자신감을 가지고 사회로 진출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더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것이 결국 국가의 미래를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