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SK그룹의 해결 과제, 제2의 홈플러스 사태 되나?
최근 SK스퀘어가 이커머스 플랫폼 '11번가'의 FI(재무적투자자) 지분에 대한 콜옵션(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시기가 오는 11월로 다가오면서 SK그룹 내부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23년 11월 SK스퀘어가 기업가치 하락 등을 이유로 콜옵션 행사를 포기하면서 국민연금과 같은 주요 투자자들과의 신뢰에 금이 간 바 있다. 올해 SK그룹은 다시 한 번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있다.
콜옵션 행사의 중요성, 왜 SK그룹이 긴장하는가?
SK스퀘어는 지난 2023년 11월 FI 지분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았다. 당시 약 3800억 원을 투자한 국민연금을 포함한 주요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로 인해 SK그룹은 기관투자자들과의 관계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고, 이에 대한 회복이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SK스퀘어는 현재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11번가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 하고 있으며,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한명진 SK스퀘어 대표에게 올해 상반기 내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하라는 특명을 내렸다. 이번 콜옵션 행사 결정이 다시 한 번 무산되거나 FI를 설득할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면 SK그룹은 자본시장 내에서 상당한 신뢰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제2의 홈플러스 사태' 가능성에 대한 우려
SK그룹의 이번 문제 대응이 시급한 또 다른 이유는 유통업계에서 큰 논란을 일으킨 '홈플러스 사태'와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홈플러스의 사례는 유통업계에서 재무적 투자자들의 경영권 매각 등으로 인해 큰 사회적 이슈가 되었고, 이에 MBK파트너스가 정치권과 투자자들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았다.
이에 따라 SK그룹이 유사한 유통업인 '11번가'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기업 이미지 손상은 물론 향후 투자자들과의 신뢰 관계에도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국민연금과 같은 주요 투자기관과의 관계가 악화되면, 향후 SK그룹이 추진할 다양한 에쿼티 파이낸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복잡한 그룹 내 이슈, SK온과 연결된 압박
SK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SK온의 상황도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SK온은 지난 2021년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분사 후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투자 유치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으나, 현재 실적 악화와 가동률 저하로 인해 IPO 일정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SK온의 IPO가 2026년까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SK이노베이션이 FI 지분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하거나, FI들이 동반매도요구권(드래그얼롱)을 행사할 수 있다. 이는 SK그룹 전체의 재무적 리스크를 크게 증가시킬 수 있는 요소다. SK온의 재무적 부담이 심각한 만큼, 11번가 문제 해결이 더욱 절실한 이유이기도 하다.
SK그룹의 향후 전략과 시장의 시선
IB 업계는 SK그룹이 이번 11번가 문제 해결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스퀘어가 FI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올해 상반기 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SK그룹 입장에서는 이번 11번가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함으로써 자본시장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그룹 전체의 재무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향후 SK그룹이 어떠한 전략으로 11번가 문제를 풀어나갈지에 따라 시장의 신뢰 회복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과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이다.